2023년 7월 북미 만화 판매량 : 심심하다 심심해


무더운 여름, 2023년 7월의 북미지역 만화 판매량을 가져왔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오리지널 그래픽노블'의 경우 여전히 웹툰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로맨틱 판타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그동안 찾아보기 어려운 지점인거 같네요. 또한 일본만화의 경우엔 '왕의 귀환'이라고 할 수 있겠죠? 신간인 <원피스>가 1위를 차지했고, 슈퍼히어로 장르에서는 <LAST RONIN>이 강세를 보이고 있네요. 그럼 세부 내용으로 한번 들어가보죠!


오리지널 그래픽노블 : 로판 강세, 이어질까?


일단 6월 신간이었던 <로어 올림푸스> 4권 하드커버와 일반판이 모두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일반판 대비 하드커버가 더 많이 팔렸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역시 '덕질용 책은 소장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새삼 또 생각나게 하네요. 그 외에도 <나혼렙> 1권이 3위를 차지한 건 평범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사랑은 환상!>이 4위, <킬링 스토킹> 3권이 신간 중에서는 눈에 띄는 작품들이었습니다. <곱게 키웠더니 짐승> 3권, <재혼황후> 3권이 순위에 들어가 있는 점을 보니 남성 중심 시장이었던 미국의 코믹스 시장에도 조금씩 균열이 가는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일본 만화시장에서 웹툰이 약진하던 시기, 지금으로부터 7~9년 전 쯤에도 남성 위주로 이루어진 만화시장은 포화상태라고 했지만, 스마트폰 앱을 중심으로 개인화된 감상이 무기였던 웹툰이 여성 독자들의 시장을 파고들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한 이 로판 강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한번 두고보도록 하죠.



일본만화: 변화는 적은, 그래서 여전한

일본만화는 이번에는 역시 왕의 귀환, 복귀한 오다의 <원피스>가 차지했습니다. 또한 신간이 나올 때 마다 순위권 상위에 랭크하고 있는 <괴수 8호> 신간인 7권이 2위를 차지했는데, 애니메이션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내년 판매고가 어떻게 될지 기대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또한 6월 말 발간된 <안녕 에리>가 3위를 차지했는데, 이제 후지모토 타츠키는 <체인소맨>으로 대표되는 작가가 아니라 일본 만화를 대표하는 주목받는 작가 반열에 오른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독특한 만화, <스파이더맨: 페이크 레드>는 지난달보다 소폭 판매량이 상승했구요.

신간 중에는 <지박소년 하나코군> 18권이 7위, <그 비스크돌은 사랑을 한다> 9권이 9위, 이토 준지의 신간 <소이치>가 11위를 차지했고, 역시 신간인 <단다단> 4권이 17위로 '후지모토 타츠키 사단'의 동시 랭크인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디즈니 트위스티드 원더랜드>가 20위를 차지했는데, <흑집사>로 유명한 토보소 야나가 캐릭터 디자인으로 참여했던 디즈니 재팬의 게임, 약칭 '트위스테'를 토보소 야나가 만화화한 작품입니다.

일본 만화는 전체적으로 심심한 편입니다. 이렇다할 변화가 크진 않고, 올라올 작품들이, 올라올 작가가 올라왔다는 생각이 드는 랭킹이네요.



수퍼히어로: 일본보다 더 심심한

일본 랭킹보다 더 심심한 랭킹이 다름아닌 북미 랭킹입니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한 <닌자거북이: 라스트 로닌>이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군요. <스파이더 펑크>나 <배트맨'89>, <왓치맨>등 오래된 캐릭터들의 판매량이 꾸준한 걸 보면, 미국에서도 독자들의 노쇠화를 걱정하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아마 그래서 웹툰과 협업을 하고, 일본 망가와 협업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작가명에도 프랭크 밀러, 스탠 리, 앨런 무어 등 1980년대 전성기를 맞았던 작가들의 이름이 여전히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보입니다. 미국 만화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까요?

이번달에는 전체적으로 평이한 랭킹이라 재미있다기보단 예측을 확인하는 것에 가까웠습니다. 뜨거웠던 여름,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코믹콘을 비롯해 다양한 행사들이 많았지만 만화 판매량은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물가상승이 억제하고 있는 구매력을 오프라인 행사가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던 건지, 아니면 북미지역 판매량에 코믹콘이 크게 영향이 없는 것인지는 불명확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비슷한 양상이긴 했거든요. 일단 다음달 데이터까지를 보면, 올 여름의 경향을 이해해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달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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